'미스터리 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발굴 50년 만에 복원 성공
'미스터리 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발굴 50년 만에 복원 성공
  • 한국과학경제
  • 승인 2019.10.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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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연, 1970년 최초 발견 이후 데이노케이루스 전신 골격의 완벽한 복원 성공
과학적 연구 자료와 비교해부학적 지식을 활용
전신 골격의 디지털 복원과 데이노케이루스의 실체 입체모형 완성, 지질박물관에 전시

【한국과학경제=박정민 기자】 2014년 11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한 편의 논문이 발표되면서 오랜 세월 단단히 잠겨있는 미스터리 공룡이였던 데이노케이루스(Deinocheirus: 무서운 손)의 비밀의 열쇠가 풀렸다. 이후 연구진은 발굴 화석들의 추가연구와 복제, 박물관 건립 등을 추진했으나 후속 연구로 이어지지 못한 채, 2017년 데이노케이루스의 모든 발굴 화석은 몽골로 반환됐다.

'거대 타조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의 오랜 수수께끼 해결(Resolving the long-standing enigmas of a giant ornithomimosaur Deinocheirus mirificus)'이라는 논문의 주 저자는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의 관장이었던 이융남 박사(현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지질박물관 이항재 연구원와 몽골, 캐나다, 일본, 벨기에, 프랑스의 국제 공동연구진이 저자로 참여했다.

일본은 몽골과의 협력을 통해 데이노케이루스의 전신 골격을 복제했고, 2019년 7월 도교국립과학박물관에 공룡엑스포를 열어 공개 전시했다(그림1). 일본의 데이노케이루스 전신 골격 복제는 보존된 화석의 그대로를 재현했을 뿐, 생존 당시의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불완전한 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지질박물관의 공룡 마니아이자, 데이노케이루스 논문 저자로 참여한 이항재 연구원은 일본의 데이노케이루스 복제과정과 결과물을 보면서 제대로 된 데이노케이루스 복원 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연구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지질박물관을 중심으로 복원 연구팀을 꾸려 미스터리 공룡 데이노케이루스의 복원 작업에 나섰다.

연구팀은 연구 과정에서 작성하고 촬영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 작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교해부학적 지식을 적용했다. 

수백 개에 이르는 성체와 유체의 골격 대부분에 대한 정밀 촬영, 측정 자료와 도면을 바탕으로 각 골격의 3차원 모델을 만들었다(그림2). 디지털화된 3차원 모델이기 때문에 실물화석으로는 어려운 확대 축소와 복제, 회전과 이동, 변형 바로잡기, 빈 부분 채우기, 관절 가동범위 파악 등이 가능했다. 

변형이 심한 두개골의 경우 사진자료와 함께 연구를 통해 작성한 복원도면을 기초로 새로 모델링을 했고, 관련된 공룡의 두개골 구조를 참고해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내부구조까지 복원해냈다.

골격의 초안은 논문의 제1저자인 서울대학교 이융남 교수와 함께 비교해부학적 검토와 반복적인 수정을 거쳐 최종 완성했다.

연구팀은 디지털 복원과정에서 초기 연구에서는 알 수 없었던 사실과 특징을 발견했다. 등의 혹이 초기 연구에서 복원했던 모습보다 좀 더 완만하고 둥그스름한 형태를 띠게 됐다. 또 변형이 심했던 두개골은 내부구조를 포함해 입체적인 형태로 더욱 명확하게 복원했다. 아울러 갈비뼈와 등 척추의 결합 형태와 복늑골(배갈비뼈) 배열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면서 복부의 크기와 형태를 알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전체 골격을 기본자세로 조립한 다음, 최종 목표인 3D 프린팅 1/4 축소 복원골격의 전시용 자세를 완성했다. 살아있는 데이노케이루스를 전제로 하여, 가동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게 관절을 움직였다. 연구 논문에서 밝힌 이 공룡의 습성처럼 물가의 부드러운 식물을 뜯어먹기 위한 자세로 전신 골격의 관절을 재조정한 끝에 자연스러운 포즈가 완성됐다.

▶ 데이노케이루스 실체와 입체모형의 제작

연구팀은 골격 복원에 더하여 과학적 근거에 따른 데이노케이루스 외형의 입체복원 모델을 제작했다.

화석에 남은 흔적과 지금의 동물을 비교 참고하며, 완성된 골격에 근육과 피부를 입혔다. 특히 이빨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진 데이노케이루스가 식물을 먹는다면 그 역할을 대신한 것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데이노케이루스의 주걱처럼 넓적한 주둥이 끝 표면은 거칠고 많은 혈관구멍이 있다. 이것은 각룡류와 하드로사우루스류*에서도 나타나는 특징인데, 여기에는 각질의 부리가 있어 위아래의 부리가 가윗날처럼 식물을 잘라 뜯어내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각룡류는 날카로운 각질의 부리와 함께 가윗날처럼 작용하는 이빨뭉치가 있으며, 하드로사우루스류는 각질의 부리와 맷돌 같은 이빨뭉치가 있다. 

길고 좁은 주둥이 안에서 먹이를 목구멍으로 넘기기 위한 매우 긴 혀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1,400여 개의 위석들은 이렇게 삼킨 식물을 갈아 소화를 돕는다. 위장내용물로 위석과 함께 발견된 물고기의 파편은 데이노케이루스가 물고기도 잡아먹는 잡식성 공룡이었음을 알려준다.  

흉추(등척추)와 선추(골반척추)에 높이 솟은 신경배돌기들은 튼튼한 인대와 두꺼운 근육으로 감싸 있어 이 공룡의 등은 마치 단봉낙타의 혹처럼 보였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상체 때문에 평소 걷거나 서 있을 때는 앞을 들어 올려 기울어진 자세를 취했다. 

크고 휘어진 앞발톱엔 길고 구부러진 각질의 발톱 껍데기가 씌워져 있어 식물 줄기를 걸어 끌어당기는 갈고리 역할을 했다. 뭉툭하게 잘린 형태의 뒷발톱은 무른 습지 바닥에 빠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피부 표면엔 다각형의 파충류형 비늘을 덮었으며, 공룡의 색깔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를 반영해 등 쪽은 어둡고 배 쪽은 밝게 하여 피부 무늬를 배치했다.

대형 공룡의 피부가 두꺼운 털로 덮일 경우 체열 발산이 어렵기 때문에 데이노케이루스는 비늘피부에 코끼리나 코뿔소처럼 잔털이 드문드문 남아 있는 정도로 피부를 복원했다. 

데이노케이루스의 복원골격 3D 그래픽 데이터는 연구결과를 반영하여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복원된 자료이다. 연구팀은 3D 프린팅을 활용하여 입체모형을 만들어냈다.

완성된 디지털 골격 모델로 실물크기의 모형제작까지 가능했지만, 충분한 시간과 전시 공간의 확보가 어려워 1/4 축소 복원골격과 실물크기의 두개골(목척추 일부 포함) 모형을 제작했다.

골격 복원모형과 전시대는 분해조립으로 이동설치와 전시가 가능하게 설계했다.

데이노케이루스 복원을 총괄한 이항재 연구원은 “최초 발굴 50년 만에 데이노케이루스의 완벽한 골격 복원과 과학적으로 고증된 외형 제작이 완료되어 연구자로서 보람되고 기쁘다”며, “앞으로 연구를 지속해 실물크기의 복원과 제작은 물론 다양한 체험교육용 콘텐츠 개발을 통해 미래 지구과학자 양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복철 원장은 “미스터리 공룡인 데이노케이루스의 골격 복원과 실물 모형 제작을 통해 침체되어 있는 우리나라 고생물학계가 다시 한 번 기지개를 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고 강조하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우리나라 고생물  연구, 나아가 지구과학 분야 기초과학 연구를 주도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원된 데이노케이루스의 골격과 입체 모형은 현재 지질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미스터리 공룡 데이노케이루스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키트 및 교구, 캐릭터 등을 개발,제작하여 대중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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